ANN 캡쳐 ⓒ데일리펫

지난 28일, 고양이로서는 최초로 역장이 된 일본 기시역 타마 역장의 장례식에는 3천여 명의 인파가 몰려들어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일본의 TV와 신문들은 그의 죽음과 장례식을 연일 보도했다. 타마는 고양이에게 흔한 질환 중의 하나인 심부전증을 앓아오다 지난 22일, 16살 2개월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 9년간 몸담아 오던 기시역에서 회사장으로 진행된 그의 장례식에는 일본 와카야먀 민영 철도회사 사장을 비롯해 와카야마 현 지사 등이 참석해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타마(일본어로 '구슬'이란 뜻)는 검정색, 흰색, 황색 털이 섞인 삼색 고양이로, 원래 이 역  매점 직원이 키우던 고양이였다. 그러나 와카야마 전철이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기시역을 무인역으로 전환하게 되자 집에서 개를 기르고 있던 매장 직원은 타마를 집으로 데려가기 곤란해져 사장에게 이런 사정을 말하게 되었다. 

사장은 해결책으로 타마를 기시 역장으로 임명하자는 아이디어를 냈고, 연봉은 1년치 고양이 사료를 주는 것으로 정한 뒤 사람 역장이 착용하는 모자까지 맞춰 제작해주었다.
이렇게 해서 지난 2007년 1월, 역장으로 취임한 타마가 매스컴에 알려지면서 전국 각지는 물론 홍콩, 대만 등 외국인 관광객까지 몰려들었다. 미야모토 가쓰히로 간사이대 교수는 타마가 역장에 취임한 지 1년만에 1백억원에 달하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와카야마 전철은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타마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여 브로마이드, DVD 등 관광상품을 만들어냈으며, 적자에 허덕이던 기지역을 살려준 타마는 공적을 인정받아 2008년에는 수퍼역장으로 승진했다. 또한  2013년에는 사장 대리로 승진, 2014년에는 한화로 약 9억원을 들여 인테리어한 역장실을 제공받기도 했으며, 15살이 되던 지난 해에는 사람 나이 70세에 해당하는 고희연도 가졌다. 이런 행보 하나하나는 많은 화제가 되어 매스컴을 통해 전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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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기를 잃었던 기시역의 풍경은 타마로 인해 완전히 바뀌어 연간 2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모여들기 시작해, 지난 해에는 227만 명으로 늘었고, 급기야 이런 성과를 인정받은 타마는 2013년에는 사장대리로 벼락출세했으며 와카야마 현은 타마에게 기사 작위를 수여했다.

타마가 인기를 끌자 역사는 고양이 모양으로 꾸며졌고 기차도 타마를 캐릭터화하여 아기자기하게 만드는 등 확실한 이미지를 부여하게 되었다. 고령인 타마의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 부 역장인 니타마를 두기도 했다.
타마를 활용한 동물 마케팅이 성공하자 일본 각지에서는 염소 역장이나 펭귄 역장, 원숭이 역장 등 동물 역장이 붐을 이뤘다.

장례식에서 니사카 요시부노 와카야마현 지사는 ‘우리 고장의 수퍼스타인 타마 역장의 죽음에 깊은 슬픔을 느끼며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말하며 마지막 이별을 아쉬워 했다. 

한편 타마의 빈 자리는 부역장인 니타마가 대신할 예정이다.
 

데일리펫 김기욱 기자  kdailype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