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칼럼펫칼럼
[오마이펫 50] 탁이의 연기력!!
아파트에 사는 대형견 탁이 이야기
입력 2014.12.19  15:38:06 이근주 펫 칼럼니스트 | kjlee26@hanmail.net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하다’는 말도 있는데, 나도 단단히 탁이에게 콩깍지가 씌었나보다.
반려견들의 냄새 맡는 능력이야 말할 필요도 없고, 탁이만의 능력은 아니니 이런 관점은 아니지만, 냄새맡는 것과 관련된 최근 발견한 탁이의 놀라운 재능을 하나.

 
얼마 전, 남편이 많이 취해서 밤늦게 들어온 적이 있었다. 그날 남편은 술김에 좀 짓궂게 탁이에게 장난을 했고 탁이는 차마 반항하지 못하고 남편의 장난을 온 몸으로 커버해야 했다.
분명 그 이후라고 생각된다.

다른 반려견들도 그렇겠지만 탁이도 식구 누군가가 돌아올 때, 아직 아파트 현관 밖에 도착하기도 전에 현관으로 달려가 대기하며 맞이할 준비를 한다. 나는 아직 아무런 느낌이 없는 상태에서 탁이가 현관으로 달려가는 것을 보고 누가 오나? 싶으면 조금 후에 현관 도어락 비번 누르는 소리가 들려온다(먼저 알아차리는 능력이 소리 때문인지, 냄새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가장 먼저 알아차리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런데 어느 날 보니 남편이 술을 좀 많이 마시고 오는 날은 현관에 들어서는데도 소퍼에서  꼼짝도 하지 않는 게 아닌가(탁이는 대부분 밤이 되면 소퍼를 침대삼아 자다 쭉 펴고 싶으면 거실 바닥으로 내려와 활개 펴고 잔다).심지어 현관 문을 열고 들어왔는데도 꼼짝도 하지 않고 눈치만 살피고 있었다.
그러다 “어머, 너 너무한 거 아냐?” 혹은 “저 녀석 봐.” 라고 한마디 하면 엎드린 그 상태로 꼬리만 바닥에 탁탁!!치며 꼬리로 인사를 한다.

어이가 없어 웃거나 거짓으로 화난 척 “저 녀석 봐라” 하는 것에는 아무 반응이 없지만, 남편의 목소리가 장난이 아니라 진짜로 화난 것처럼 느껴지면 뒤늦게 달려와서 반갑다고 달려들거나 큰 몸을 발라당 뒤집어서 애교를 발산한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그렇게 할 일을 했다고 판단되면 순식간에 남편에게서 가능한 한 멀리 떨어진 자리를 찾아 간다.
우리는 분명 술 냄새와 함께 괴롭힘을 당했던 기억 때문이리라 생각한다.

또 한 번은 남편이 술을 좀 마신 상태로 귀가했는데 의논할 게 있어서 거실에 앉아 술을 조금 더 하고 있었다. 이번에도 역시 탁이는 재빨리 인사를 한 후에 자기 자리로 가서 자는 척……, 분명 자는 척을 하고 있는 게다.
행여 자기를 귀찮게 할까봐 놀라운 연기력으로 연막작전을 펼치고 있었다. 어이가 없어 웃을 수밖에.
그러면서도 귀는 우리 쪽을 향해 쫑긋. 행여 자기 얘기하는지 완전 집중이다.
그런데 이 녀석이 남편이 술을 많이 마셨는지, 적당히 마셨는지도 지 나름대로의 기준으로 파악한다. 그래서 술을 좀 덜 마신 날은 보통 때와 다름없이 달려가 온갖 마중 퍼포먼스를 하지만 많이 마신 날을 역시나 재빠른 인사와 함께 '멀리 떨어져 있기'를 정확히 하고 있다.

그래서 이제 나는 남편의 음주상태를 탁이의 행동을 보고 판단하는 편이다.
반려견을 키우는 주위 분들 얘기를 듣다보면 다들 깜찍한 재능을 가지고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간혹 우리 반려견이 유난히 똑똑한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하지만 알고 보면 다른 집 반려견들도 다~~아 똑똑하다는 사실.

좀 덜 똑똑하면 어떠랴. 그냥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수많은 즐거움을 주는 녀석들인데.



 

 

이근주 펫 칼럼니스트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슈앤

안락사 공포 속의 유기동물 현주소

안락사 공포 속의 유기동물 현주소
“오랜만의 산책이라 신이 났어요. 달리는 게 기분 좋아서 주인님이 없어진 줄...
칼럼
[오마이펫54] 탁이가 주는 소소한 즐거움

[오마이펫54] 탁이가 주는 소소한 즐거움

가족이 돌아오는 것을 가장 먼저 알아차리기식구들이 ...
최근인기기사
1
[전시] 우리 아이가 아파요!
2
[전시] 한국에는 없고 외국에는 있다?
3
[전시] 트렌드세터를 위한 위시 리스트!
4
[전시]美, 글로벌 펫 엑스포 가다
5
[전시] 심쿵한 펫 행사, 요리조리 즐기기
6
[문화] 반려견이 다이빙을 한다고라?
7
[경제] 이제는 캣타워도 접이식!
8
[신간] 수도사들이 개를 훈련한다고?
9
[문화] 반려동물 뮤지컬 'Dogs Dogs'
10
[사회] 안녕, 타마 역장님
데일리펫
  •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회원약관  |  저작권 정책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 거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Tel : (02)515-8114  |  Fax : (02)515-1996
(06643) 서울 서초구 효령로 61길 14-5(서초동 1604-4)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서울 아 01947 (2012.1.27) | 발행인 겸 편집인 : 김기욱
청소년보호책임자 :김기욱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4.0 국제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Copyright © dailyPET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