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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유기견 입양 일기
[별에서온그대 28] 가족끼리 왜이래?
유기견 세 마리와 동거 중인 초보 여행 작가의 입양 일기
입력 2014.10.21  14:43:44 박애진 | weenie0713@hanmail.net  

군대간 남동생네 부대에서 진행하는 가족 초청 행사에 초대를 받았다.
누가 말할 것도 없이 남실이도 같이 갔다. 순진이와 라떼는 건강상 문제로 함께 하지 못하였다. 귀엽고 순한 남실이는 군인들과 다른 가족들에게 인기만점이었다.
남동생 입대하던 날도, 면회 때도 남실이는 함께였다. 같이 안 가면 왜 안 데려왔냐며 아쉬워했다. 전화하면 나보다 남실이의 안부를 묻는 남동생이다. 그러고 보면 남실이가 애교쟁이 막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나 보다.

남실이는 남동생의 가족초청행사에도 어엿한 가족의 일원으로 동행했다. ⓒ데일리펫

자취를 마치고 본가에 들어와서 살게 되면서는 남동생에게 참 미안했었다.
개털 알러지가 심한 남동생은 재채기는 기본, 몸에 붉은 반점이 생기고 간지러움으로 고생했다. 부모님이 알게 되면 혹시나 남실이에게 피해가 갈까 봐 혼자 몰래 약을 먹으면서 견뎠다. 면역이 생긴 걸까? 어느 순간부터 알러지 반응은 나타나지 않았고 지금은 개 세 마리와 한 침대에서 뒹굴거려도 아무렇지 않다.

강아지 키우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가족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누구보다 큰 지지자가 되어주었다. 남실이 데리고 집에도 오지 말라던 아버지는 지금 유기견 홍보대사가 되었고, 정이 많은 어머니는 관절염으로 아픈 팔을 붙잡고 개들을 위한 건강식을 만든다. 딸은 옆에서 라면을 먹는다.

가장 고마운 사람은 어머니다. 입으로는 툴툴거리지만 누구보다 아이들을 아끼고 걱정한다. 라떼의 심장사상충 치료비 문제로 걱정하는 내게 어머니는 이탈리아 브랜드 부츠를 꺼내주었다. 팔아서 보태라는 뜻이다. 비싸게 산 후 아까워서 한 번도 못 신은 새 것이었다.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수제 간식을 만들어서 인터넷에 파는 행사를 진행했다. 라떼를 걱정하는 많은 사람들이 구입해주었다. 대량으로 핏물을 빼고 건조를 시키는 작업을 몇 번 하다 보면 허리와 손목이 욱신거린다. 혼자 할 수 있다고 말해도 너 혼자 어느 세월에 하냐며 옆에 앉아 나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닭 가슴살을 썬다.

큰 딸이지만 싹싹한 성격이 못 되는 나는 부모님에게 잘 연락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호주에 살 때도 오죽했으면 어머니는 남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내 생사를 확인하곤 했다. 스마트폰이 없었던 시절이라 문자는 당연히 하지 않았고, 두 달 전화 안 하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지금은 서로의 스케줄을 다 꿰고 있다. 누가 남실이 산책을 시킬 지 알아야 하기 때문에. 하루에 몇 번씩 카카오톡을 주고 받는 사이다. 처음에는 개들 얘기가 대부분이었지만 이제는 제법 애정표현도 한다. 어머니의 카카오톡 프로필은 개 세 마리가 늠름하게 지키고 있다.

남실이, 순진이, 라떼 덕분에 딸과 더 많이 소통하고 시간을 보내니 엄마에게도 좋은 게 아닐까?
이 말을 하자마자 경상도 아지매답게 툭 던진다.
"필요 없다. 다 데리고 나가 살아라"
치, 나가면 펑펑 울 거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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