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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유기견 입양 일기
[별에서온그대 27] 라떼, 다 잘 될 거야!
유기견 세 마리와 동거 중인 초보 여행 작가의 입양 일기
입력 2014.09.26  18:31:52 박애진 | weenie0713@hanmail.net  

 
스스로 결정한 선택에 후회를 하는 것만큼 바보 같은 짓은 없다.
아무리 후회한다 한들 되돌릴 수 없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슴 찢어지게 자책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바로 오늘처럼.

산책하던 중 라떼가 갑자기 픽 쓰러졌다. 이름을 부르니 정신은 있다. 하지만 몸을 가누지 못했다. 안고 토닥토닥 해주니 조금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괜찮아졌다.
이런 발작이 간간히 있었지만 정신도 있는데다 금방 괜찮아져서 다리 관절문제 일거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요 한 달 사이 네 번이나 발작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당장 병원으로 달려갔다. 엑스레이를 찍고 혈액검사를 했다. 백혈구 수치가 낮은 편인 것을 제외하고는 다른 장기는 괜찮았다. 심장 초음파를 찍었다. 세상에나. 심장사상충 3기를 진단받았다.
이건 말도 안 된다. 라떼는 작년 초 이미 심장사상충 3기를 판정 받고 치료를 받았었다. 심장사상충은 재발하는 병이 아니다.

작년 치료 3개월 후 실시한 키트검사에서 다시 양성이 떴다. 성충이 다 안 죽고 남았던 것이다.
다시 치료를 받게 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기로에 놓였다. 심장사상충은 성충구제주사로 치료를 한다. 외과적 수술방법이 있기는 하나 위험성이 아주 높다. 약 2주 정도 약물치료를 한 후 성충구제주사를 2~3차례 나눠 맞는다. 주사는 척추 사이의 근육에 놓는다. 이때 죽은 사상충이 호흡기 부작용을 일으켜 호흡곤란 등이 올 수 있다.

라떼는 지난 번 치료에서 호흡곤란이 와서 응급상황에 처했었다. 죽을 고비를 한 번 넘긴 라떼에게 다시 그 고통스러운 치료를 받게 할 수 없었다. 다시 치료하다가 라떼를 잃을까봐 겁도 났다. 징그럽고 긴 벌레가 수명을 다해 죽기만을 바랬다.

나는 수의사에게 매달 심장사상충을 해주는데 이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쉽게 말하자면 심장사상충은 심장에 사는 벌레이다. 작년에 그 벌레들 중 일부를 죽였고 매달 약으로 그 벌레들이 더 이상 늘지 않도록 한 것이다. 그러니 심장사상충 3기라는 것은 전에 치료 할 때 치료가 거의 되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수의사는 '아마 전 치료에서 대부분의 성충이 죽지 않았던 것 같다'고 했다. 일부 성충과 유충들이 죽으면서 심장 박동소리가 일시적으로 좋아졌던 것 같다고 한다. 시간이 흘러 다시 성충들이 심장과 혈관을 막아 경련을 일으키는 것이고 되도록 빨리 치료에 들어갈 것을 권했다.

라떼가 많이 괴로울 것이라고 했다. 작년 여름에 재발 치료에 들어가지 않은 것이 후회되었고 많이 아팠을텐데 조금 더 일찍 알아채주지 못한 것이 미안했다.

라떼를 안고 집으로 걸어오면서 울고, 엄마한테 설명해주면서 울고,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운다.
조금만 더 울고 기운 내야겠다. 건강상태를 봐야겠지만 2주 안에는 치료를 들어갈 것 같다. 라떼의 저질체력을 감안해 기간과 약의 양 등을 조절하기로 했다.

라떼야, 이번엔 너를 괴롭히는 이 벌레들을 다 처치해버리자!
건강하게 맞서 싸워주길 바래.
다 잘될 거야. All is 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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