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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유기견 입양 일기
[별에서온그대 25] 남실이, 피부 미남 프로젝트
유기견 세 마리와 동거 중인 초보 여행 작가의 입양 일기
입력 2014.09.03  18:14:38 박애진 | weenie0713@hanmail.net  

 
남실이를 키운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일이다.
지금은 개들이 조금 아프거나 해도 어지간하면 놀라지 않지만, 그 때만 해도 초보 중에 왕 초보 새가슴 엄마였다.
여름날 아침, 남실이의 다리에서 땜빵 같은 상처를 발견하고 놀래서 사진 찍어서 인터넷에 올리고 개 좀 키운다는 사람들을 들들 볶으며 귀찮게 굴었다.
땜빵의 원인인 곰팡이 균!

그 후 매년 장마 때마다 남실이를 찾아오는 단골 손님이 되었다. 제습기를 돌리고, 돌리고 또 돌렸건만 전기세를 비웃기라도 하듯 그 놈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곰팡이성 피부염은 주로 피부의 표면과 모공에 살고 있는 피부사상균과 말라세치아(Malassezia) 곰팡이 등의 균 때문에 발생한다. 특히 고온다습한 여름철에 활개친다.

올해는 여태 중 가장 심했다. 감염 부위에 딱지가 생긴 뒤 그 부위에 원형 탈모가 발생했다. 많이 간지러워하지는 않았지만 콧등, 목덜미, 다리 등 여기저기에 구멍이 뽕뽕 뚫리더니 털이 숭숭 빠지기 시작했다. 내 가슴에도 바람이 숭숭 불었다. 곰팡이성 피부병은 다른 반려견들에게 옮을 수도 있어서 순진이와 라떼도 살펴보았더니 다행히도 괜찮았다.

병원에 가서 일주일 치 피부약과 약용샴푸를 처방 받아왔다. 피부약들은 독한 편이라서 먹이고 싶지 않았으나 방법이 없었다. 수의사가 독한 약이 위를 상하게 할 수 있어 밥 먹고 바로 약을 먹이는 것이 좋다고 팁을 주었다.

하루 두 번 급여 후 피부 영양제에 약을 비벼서 먹였다.
약용샴푸를 이용해 일주일에 2번씩 목욕을 시켜주었다. 개인적으로 목욕시키는 것을 제일 귀찮아하지만 이번에야 말로 소탕한다라는 마음으로 곰팡이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약용샴푸를 남실이의 몸에 골고루 바른 후 특히 감염된 부위와 발 사이사이를 더 꼼꼼히 발라주었다.

약욕을 시킬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샴푸를 발라 준 후 10분 이상을 있어야만 효과가 있다. 하지만 개들이 가만히 있지를 않아 이 10분이 몹시 힘이 든다. 남실이의 경우 핥아 먹으려고 해서 못하게 하느라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다. 전염성 있다는 이유로 애꿎은 순진이와 라떼도 약욕을 당했다.

약욕을 하다 보면 손이 건조해짐을 확연하게 느낀다. 균을 죽이는 이 독한 샴푸는 반려견의 피부를 건조하게 한다. 따라서 반려견 전용 미스트를 사서 피부에 뿌려주는 것이 좋다. 개한테 왠 미스트?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곰팡이 이후 각질과의 전쟁을 또 치르고 싶지 않다면 사용을 추천한다.

곰팡이성 피부병은 목욕 후 피부나 귓 속에 물이 젖은 상태로 습하게 방치하지 않도록, 매번 완전하게 건조해주는 것이 필수이다. 아무리 말려도 물기가 나오는 이중모 남실이를 말리느라 나 역시 매번 땀으로 샤워해야만 했다.

약속한 2주가 지나고 병원을 찾아갔더니 수의사가 깜짝 놀랬다. 원래 곰팡이는 질긴 애들이라 이렇게 금방 없어지지 않는데 피부가 많이 호전되어서 약을 더 이상 먹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했다. 재발 방지를 위해 2주 정도만 약욕을 더 시켜주라고 했다.

이제 그만 와, 곰팡이야! 우리 내년에는 만나지 말자,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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