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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펫칼럼
[오마이펫35] 탁이용 통장 만들기
아파트에 사는 대형견 탁이 이야기
입력 2014.02.12  20:11:00 이근주 펫 칼럼니스트 | kjlee26@hanmail.net  

ⓒ데일리펫
탁이를 키우기 전, 한 지인이 오랫동안 키우던 반려견이 무지개 다리를 건넌 후, 그 충격으로 병원에 입원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다른 가족 없이 혼자 지내면서 반려견이 유일한 가족이었으니 상심이 크긴 했겠지만 입원까지야’ 라고 속으로 생각했었다.
아주 가까운 친구도 키우던 반려견을 잃고 나서 오랫동안 상심하더니, 다시는 키우지 않겠다고 했다(그러나 한 2년 후 다시 반려견을 키우고 있다. 좋았던 기억이 더 많기 때문이란다).
백내장을 앓고 있는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후배도 반려견이 아픈 모습을 보는 게 힘들어서 혹 이 아이를 잃고 나면 이제 다시는 반려견을 못 키울 것 같다고 한다.
그 이후 탁이를 키우면서 그들의 심정을 다는 아니겠지만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
남편과 나도 종종 반려견은 탁이면 충분해. 우리의 최초이자 마지막 반려견이야라고 다짐한다.
어떤 이유로 반려견과 함께 하기 시작했던지간에 일단 가족이 된 후에야 끝까지 함께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유기견이 늘고 있는 것을 보면 다들 그리 생각하지는 않는가보다.

우리도 탁이를 데려 올 때 아무런 준비나 공부가 없이 데려온 터라 무럭무럭 자라는 탁이를 보면서 내심 걱정스럽기도 하고 아파트라는 작은 공간에서 키우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아 고심하다가 다른 곳으로 입양을 보내기도 했었다.
우리 딴에는 더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해서 보냈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결국 사흘만에 다시 데리고 왔고 돌아온 탁이는 종일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소파에서 잠만 자다가 가끔 눈뜨고 집인 거 확인하고 다시 자고, 자다가 또 눈뜨고 확인하고를 반복했다.
그 모습을 보고는 우리가 정말 못할 짓을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남편도 탁이에게는 넓은 마당이라는 공간이 좋은 환경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있는 곳이 가장 좋은 환경일 거라며, “할 수 없다. 죽을 때까지 얘랑 사는 수밖에” 하며 웃었다.
물론 유기견을 만들려 한 건 아니고 더 좋은 환경에서 지내게 하겠다고 저지른 일이었지만, 탁이가 얼마나 놀랐을까 생각하니 미안해졌다.

죽음 외에 키우던 반려견과 헤어지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사연이 있겠지만 그중에 질병이 가장 잔인한 이유인 것 같다. 병원에 한번 갔다하면 몇 만원이니 보통 가정에서 부담 없이 키우기가 쉽진 않다.

얼마 전 모 커뮤니티에 아이들이 원해서 반려견을 구입했는데, 입양비나 물품비를 제외하고도 접종비와 갑자기 피부병에 걸려서 병원비 등 총 50여 만원을 썼다는 사연이 있었다.
어느 정도 비용은 예상했지만, 외벌이에 아이 둘 키우는 엄마로서는 좀 버거운 비용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겨우 병도 낫고, 아이들도 좋아해서 돈 들인 것에 대한 불만이 사라져갈 무렵, 껑충껑충 뛰다가 앞다리가 골절되었는데 수술하기 어려운 부위가 그렇게 되는 바람에 큰 병원 찾아갔더니 수술비 등 총 180만 원이나 나왔다며, 가족 누구에게도 아직 그만한 목돈을 들인 적이 없어서 당황스럽다는 것이다.

이제 겨우 한달 되었으니 아직 반려견과의 애정이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 밥 주고 보살펴주면 될 거라고만 생각했다가 느닷없이 큰돈을 쓰게 된 주부의 맘이 얼마나 속상할까 싶다.
그 돈이면 아이 피아노도 바꿔 줄 수 있고, 남편의 낡은 코트도 새로 사줄 수 있고 등등…생각하면 속상하고  ‘그렇다고 유기견 만들 생각은 없지만, 비용도 감당이 안 되니 한숨만 나온다’는 하소연이었다.

거기에 대한 댓글은 아니었지만 다른 분이 올린 내용이 맘에 들어 소개해본다.
그분도 반려견을 키우는 분인데 반려견 노후의 병원비에 대한 걱정에 어떻게 할까 하다 약간의 목돈(몇십만 원 단위의)을 넣어 반려견 몫의 출자금 통장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는 매달 월급통장이나 기타 통장을 한번씩 정리하면서 만 원 이하의 자투리 금액을 다 출자금 통장으로 이체시킨다고 한다. 나도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출자금 통장이라는 것이 깨지 않는 한 인출이 되지 않기 때문에 목돈 만들기에 좋다고 한다.

그렇게 몇 년 하고 보니 제법 목돈이 만들어져서 이제 키우던 반려견이 아파도 병원비 걱정을 하지 않을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는 이야기였다.
내 노후준비도 쉽지 않은데, 뭔 반려동물 병원비까지냐고 할 수 있지만, 막상 반려동물 병원비로 목돈을 내려면 사람이 아플 때보다 부담스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같다. 또 그런 이유 때문에 유기동물로 만들어버리고 아픈데 버려진 유기동물들은 더욱 고생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 방법이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방법은 아니겠지만, 이렇게 방법을 찾다보면 그들은 또 그들에게 맞는 방법을 찾게 되지 않을까 싶다. 닥쳤을 때 부담스러워하기 보다는 조금씩이라도 준비를 해두면 반려동물이 아팠을 때 고민하거나 유기동물을 만드는 나쁜 짓을 하지 않게 될 터이니 말이다.
오늘 탁이용 통장을 하나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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