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뉴스문화
[신간] 따뜻하고 아픈 동물 이야기 책 3권
재난 속에서 구조되고 기적을 만든 동물들의 아픔과 고통을 바라본 신간
입력 2013.04.08  10:54:54 전설 기자 | dailypet03@gmail.com  

책 속에는 수많은 동물이 등장한다. 개, 고양이, 돼지, 토끼, 오리, 고슴도치가 사람의 말을 하고 옷을 입고 때로는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춘다. 하지만 지난 3월 한 달간 출판된 신간 3권은 상상의 옷을 벗고 현실의 눈으로 동물을 바라봤다. 누군가는 가리고 숨기려 했지만, 실제로 동물들에게 일어났으며 일어나고 있는 뼈아픈 진실들을 들춰냈다.

후쿠시마 원전 지역에 남겨진 동물들, 지진과 쓰나미로 폐허가 된 마을에서 살아가는 고양이들 그리고 동물 보호소에서 안락사를 기다리는 동물들의 이야기가 사진과 글을 통해 피부에 전해진다. 봄기운이 완연하지만 찬바람이 기승을 부렸던 지난 3월, 반려동물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싸늘한 무관심이 공존하는 우리의 현실과 닮은 책들이 등장했다.

후쿠시마에 남겨진 동물들
죽음의 땅 일본원전사고 20킬로미터 이내의 기록
(오오타 야스스케 저 하상련 역 / 책공장더불어)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부에서 규모 9.0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 쓰나미 그리고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대량 유출. 꼬리를 물고 이어진 비극으로 원전 20km 이내 모든 지역은 경계구역으로 구분되고 지역 주민들에게는 대피령이 내려졌다. 주민들은 색도 맛도 없는 방사능의 공포를 인식하지 못했다. 키우던 개, 고양이, 돼지, 소를 남겨두고 돌아올 수 있으리라는 믿음만 가지고 15만여 명이 집을 떠났다. 그리고 오늘까지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후쿠시마에 남겨진 동물들’은 바로 사람이 떠난 유령마을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사진 에세이다.

쓰나미로 파괴된 바닷가 근처에서 만난 닥스훈트 ⓒ‘후쿠시마에 남겨진 동물들’ 본문

저자 오오타 야스스케는 아프가니스탄, 캄보디아, 유고슬라비아 내전 등 분쟁지역을 자기 집처럼 드나드는 베테랑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이다. 고양이를 기르고 있는 그는 사고 직후 사료와 물을 차에 싣고 무작정 후쿠시마로 달려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지옥을 봤다.

뼈만 남은 고양이, 방사선 280μ㏜(마이크로시버트, 자연 노출량의 2000배)에 노출된 개, 굶주린 나머지 비닐을 먹고 있는 소와 돼지들이 있는 곳. 살아남았다 해도 피폭됐다는 이유로 정부로부터 안락사 처분을 받은 동물들의 뼈아픈 현실이 페이지마다 빼곡히 실려 있다.

저자는 언론이 외면하는 경계구역의 현실을 사진에 담았고, 죽어가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글로 남겼다. ‘후쿠시마에 남겨진 동물들’은 그렇게 완성됐다. 저자는 책을 통해서 말한다. 후쿠시마는 ‘기다리고 있다’고. 동물뿐만 아니라, 땅도, 사람들이 살던 집도, 벚나무도, 모두가 떠난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고.

고양이 섬의 기적
쓰나미가 휩쓸고 간 외딴 섬마을 고양이 이야기
(이시마루 가즈미 저, 오지은 역 / 문학동네)

지난 2011년 3월11일, 동일본 대지진이 할퀴고 지나간 다시로지마 섬에서 벌어진 ‘고양이 구하기’ 운동을 담아낸 논픽션 소설이다. 인구 60여 명, 섬 둘레가 고작 11km인 손바닥만 한 섬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다시로지마는 사람보다 고양이가 많이 산다는 섬으로 일명 ‘고양이 섬’이라고도 불린다. 마을 사람들은 고양이를 풍어(豊漁)의 상징으로 소중히 여겨 고양이를 모시는 신사를 만들고 섬 안에 고양이의 천적인 개가 들어오지 못하게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삼아 일본 애묘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섬이지만, 동일본 대지진의 근원지에 있어 주요 수입원이었던 굴 양식시설이 모두 파괴되는 등 막대한 피해를 보았다.

쓰나미가 지나간 뒤 폐허가 된 바닷가에 남겨진 고양이 ⓒ‘고양이 섬의 기적’ 본문

마을이 폐허가 되자 토박이 주민들도 하나둘씩 떠났고, 어부들이 나눠준 물고기를 받아먹던 고양이들은 굶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을 두고 볼 수 없었던 섬의 젊은 세대들은 재난을 딛고 일어서기 위한 구원 프로젝트, 일명 ‘냥이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1구좌 주주 지원모금을 통해 고양이를 보호할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다. 단순히 기부를 받겠다는 것이 아니라 소액투자(1구좌 당 1만엔)를 받되, 돈은 다시로지마 섬에서 생산한 신선한 굴로 갚겠다는 것.

신선한 투자 유치와 ‘고양이들을 도와주세요!’라는 메시지의 파급력은 엄청났다. 3개월 만에 목표액 1만 5천 엔 구좌. 1억 5000만 엔(한화 18억)을 달성했다. 섬은 다시 살아났고 기적 같은 실화는 소설가 이시마루 가즈미의 손을 거쳐 책으로 완성됐다.

72시간
당신보다 당신을 더 사랑했던 버려진 반려견들의 이야기
(킴 캐빈 저 안지은 역 / 가치창조)

죽음의 문턱에 있던 유기견을 입양하게 된 한 소유주가 진실을 찾아가는 취재 일지다.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자유기고가 킴 캐빈(Kim Kavin)은 동물보호소 홈페이지에서 얼룩무늬 강아지의 사진을 보고 첫 눈에 반하고 말았다. 다행히 보호소는 집과 가까웠고, 강아지도 건강하다고 써있었다. 하지만 막상 강아지를 입양했을 때 그는 의문에 휩싸였다. 강아지의 피부 반점과 상처들은 어떻게 생긴 것일까. 강아지가 왜 이렇게 고통스러워 보일까.

킴 캐빈은 강아지에게 ‘블루’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과거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폐쇄적이고 방어적인 보호소를 취재하면서, 그는 블루가 노스캐롤라이나 주 보호소 가스실에 있었고 죽기 직전 자신에게 입양됐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것도 죽기 전 불과 ‘72시간’을 남겨 두고서.

보호소 강아지에게 새주인과 안락사 중 누가 더 먼저 찾아올까 ⓒ‘72시간’ 본문

사람들이 키우다 버린 수많은 개들이 보호소 안에서 새 주인을 만나 볼 기회조차 없이 죽는 사실을 목도한 그는 동물보호소에 만연한 잔혹상을 폭로한다. 유기견 구호라는 명목 아래 아무런 제재 없이 비윤리적인 환경에서 유기견을 기르는 애니멀 호더와 비양심적 동물 판매상들을 고발하고 모든 생명은 존중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블루의 가슴 아픈 사연을 알게 된 킴 캐빈은 끊임없는 노력으로 수많은 개들을 부당한 죽음에서 구해냈다. 취재일지에는 한 저널리스트가 민간 개 구조 네트워크를 구축하기까지의 치열한 사투가 담겨있다. 미국 현지에서는 감춰진 동물보호소의 현실을 폭로하는 올바른 저널리즘으로 평가되며 동물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제너시스 어워드(Genesis Award), 메리얼 휴먼 애니멀 본드 어워드(Merial Human-Animal Bond Award) 등을 수상했다.

데일리펫 전설 기자 dailypet03@gmail.com

전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슈앤

안락사 공포 속의 유기동물 현주소

안락사 공포 속의 유기동물 현주소
“오랜만의 산책이라 신이 났어요. 달리는 게 기분 좋아서 주인님이 없어진 줄...
칼럼
[오마이펫54] 탁이가 주는 소소한 즐거움

[오마이펫54] 탁이가 주는 소소한 즐거움

가족이 돌아오는 것을 가장 먼저 알아차리기식구들이 ...
최근인기기사
1
[전시] 우리 아이가 아파요!
2
[전시] 한국에는 없고 외국에는 있다?
3
[전시] 트렌드세터를 위한 위시 리스트!
4
[전시]美, 글로벌 펫 엑스포 가다
5
[전시] 심쿵한 펫 행사, 요리조리 즐기기
6
[문화] 반려견이 다이빙을 한다고라?
7
[경제] 이제는 캣타워도 접이식!
8
[신간] 수도사들이 개를 훈련한다고?
9
[문화] 반려동물 뮤지컬 'Dogs Dogs'
10
[사회] 안녕, 타마 역장님
데일리펫
  •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회원약관  |  저작권 정책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 거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Tel : (02)515-8114  |  Fax : (02)515-1996
(06643) 서울 서초구 효령로 61길 14-5(서초동 1604-4)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서울 아 01947 (2012.1.27) | 발행인 겸 편집인 : 김기욱
청소년보호책임자 :김기욱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4.0 국제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Copyright © dailyPET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