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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반려동물도 명절증후군 앓는다?
명절 직후 불량 행동의 원인은 ‘스트레스’
입력 2013.02.10  19:08:45 전설 기자 | dailypet03@gmail.com  

                        Ⓒ픽사베이

명절 직후, 반려동물이 전에 없던 이상행동을 보인다면? 혹 ‘명절 증후군’을 앓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흔히 사람만이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정신적 또는 육체적 증상을 겪는다고 생각하지만, 동물도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다.

명절 연휴 동안 주인과 멀리 떨어져 낯선 환경에 맡겨졌다거나, 혹은 주인과 함께 고생스러운 귀성길에 올랐었다면 당시에 받았던 스트레스로 인해 각종 불량 행동을 보일 수 있다.

의심되는 이상 행동 No.1 ‘똥 테러’

반려동물을 기를 때, 가장 고민되는 문제 중 하나가 배변습관이다. 소유주는 입양한 첫 날부터 똥, 오줌 가리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말 안 통하는 동물을 훈련시키는 과정이 가히 평탄치만은 않다.
하지만 태생적으로 배변교육이 힘든 종을 제외한 반려견이나 반려묘는 교육 정도에 따라 정해진 위치에 볼 일을 봐야 한다는 것을 배운다.

그런데, 만약 평소에 배변을 잘 가리던 반려동물이 아무데나 일을 보기 시작한다면?
반려동물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았을 때 가장 먼저 보이는 불량 행동 중 하나가 바로 ‘똥 테러’다. 교육을 받은 동물은 이미 화장실과 화장실이 아닌 곳을 구별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베개에 똥을 싸거나 이불에 오줌을 싸는 것은 무언가 ‘할 말’이 있다는 것.

‘보듬애견클리닉’의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씨는 “강아지의 대소변은 감정표현과 같다”고 말한다. 지난 해 12월 10일, 그가 블로그에 공개한 사연을 보자.

배변을 잘 가리던 푸들이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3개월 정도 대소변을 다른 곳에 보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제대로 보는 날이 없어졌다. 소유주는 칭찬도 하고 혼도 내보며 훈육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해 상담을 신청했다.

처음에는 훈련사도 이유를 알 수 없었으나 소유주의 자녀, 남편, 집안사정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보니 의문이 풀렸다. 그는 “소유주에게 산책을 자주 시켜주고 강아지가 원하면 언제라도 무릎 위에 올려주라고 조언했다”며, “그 후 푸들은 예전처럼 배변을 잘 하기 시작했다. 이유는 가족 안에 있었다. 4개월 전 푸들이 따르던 소유주의 아들이 군대에 가버렸는데, 푸들은 산책을 시켜주고 컴퓨터를 할 때면 항상 무릎에 앉혀주었던 아들이 그리웠던 것이다”며 직접 겪은 경험담을 전했다.

소유주 입장에서는 빨래거리를 한 아름 안겨주는 이 소통 방법이 결코 반갑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을 혼내거나 다그쳐서는 안 된다. 이미 불만이 있는 동물을 대소변을 못 가린다고 다시 혼내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도 전에 더한 정신적 압박을 받게 된다. 따라서 배변을 가리지 못하게 된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명절 전후 펫시터, 호텔링 서비스 등 낯선 곳을 다녀온 동물이라면 다시 집안 환경에 적응할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이 좋다. 집에 홀로 남아 장시간 방치됐던 동물도 마찬가지다. 반려동물의 입장에서 어떤 환경적 변화를 겪었는지 생각해 본다. 짚이는 구석이 있다면, 마음의 여유를 갖고 재교육에 들어간다. 자율적으로 배변을 가리던 동물이라도 처음부터 다시 가르친다는 마음으로 화장실의 위치를 인지시켜주고 볼 일을 볼 수 있도록 기다려 준다.

Ⓒ픽사베이

의심되는 이상행동 No.2 ‘식음전폐’

먹성 좋던 반려동물이 좋아하는 간식 앞에서도 심드렁하면 덜컥 겁이 난다. 어디가 아픈 것은 아닐까, 걱정이 앞선다. 동물의 건강이 걱정된다면 우선 세 가지 항목을 확인한다.

첫째, 최근 장거리 여행을 하거나 소유주와 떨어져 지내는 등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일이 있는지.
둘째, 최근 약물을 투여했거나 치아문제나 위장 관련 질환 같은 질병이 생겼는지.
셋째, 간식을 너무 많이 줬거나 먹던 사료가 아닌 다른 종류의 사료나 사람의 음식을 맛 본 적이 있는지 등 식습관에 문제가 의심되는 경우 등이다.

스트레스로 인한 식욕 부진은 대개 일시적인 것으로, 소유주의 애정과 관심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가능하면 반려동물이 사료를 먹는 동안 곁에 있어주고 사료를 한 알씩 집어 냄새를 맡게 한 뒤 입에 대주는 등 먹을 수 있도록 유도해본다.

잘못된 식습관으로 인해 밥을 안 먹는 동물에게는 당분간 간식을 금지한 뒤 사람이 먹는 간이 양념이 된 음식은 주지 않는다. 사료는 알갱이 개수를 세어 놓은 뒤 아침 일찍 물과 함께 급여한다.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15분 뒤 안 보이는 곳으로 치워 버린다.

배고프다고 보채도 무시하고 4시간 후 다시 급여, 이번에도 바로 먹지 않으면 15분 뒤 또다시 치운다.
이 과정을 하루 4~5회 반복하며 밥을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사료 알갱이 개수를 확인한다.

반려동물의 식욕을 되찾아 주기 위해서는 애정어린 관심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식욕부진’과 ‘식욕절폐’의 차이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식욕부진’이란 식사량이 줄고 밥을 남기는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것이고, ‘식욕절폐’란 아예 아무 음식도 먹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식욕부진’은 반려동물에게 자주 일어나는 일시적인 증상이지만, 만약 ‘식욕절폐’라면 동물의 건강과 직결되는 증상이니 가까운 동물병원을 찾아 상담을 받도록 한다.

Ⓒ픽사베이

의심되는 이상행동 No. 3 ‘시름시름’

소유주들은 명절 연휴 동안 홀로 남을 반려동물이 걱정돼 펫시터나 호텔링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한다. 양육 경험이 있는 전문가에게 반려동물을 단기간 위탁하는 것이다.
펫시터의 경우는 함께 위탁할 동물들의 체급이나 질병 여부를 사전에 확인하고, 호텔링 서비스도 1견·묘 1실을 원칙으로 해 감염의 정도는 낮은 편이다.

하지만 집이 아닌 낯선 곳에서 다른 동물들과 함께 지내다 보면 뜻하는 않은 유행성·전염성 질병을 얻어 올 가능성이 있다.

낯선 곳에서 1차 감염이 됐다고 해도, 증상은 집으로 돌아온 다음 나타난다.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증상은 설사(묽은 변)과 구토 등이다. 이 경우는 눈으로 확인이 가능한 만큼 경우에 맞는 응급조치를 취할 수 있지만 눈에 안 보이는 미미한 증상은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잠이 늘거나 ▲자꾸 보채거나 ▲구석에 혼자 웅크려 있거나 ▲숨을 쉴 때 ‘세에엑’ 하는 소리가 나거나 ▲몸이 힘없이 늘어지거나 하는 등의 증상은 위험신호이다.

특히 전염성 질병 중에는 홍역처럼 공기를 통해 전염되어 걸리면 치명적인 병도 있다. 하지만 어떤 병이라고 해도 초기 증세를 보이기 마련. 특히 바쁜 일정으로 동물을 돌보기에 소홀했던 명절 전후라면 평소와 다른 점은 없는지 꼼꼼히 관찰해보도록 한다.

어린 강아지인 경우는, 잘 때 코를 들어 마시는 것 같이 ‘세에엑’ 하는 소리를 낸다면 기관지 협착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증상은 먼지를 들이마신 경우가 많으므로 화장솜이나 면봉으로 코 주변과 안쪽을 가볍게 닦아내주면 좋다.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날 때는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고 해도 동물병원에서 진찰을 받도록 한다. 하지만 이런 사후약방 조치보다 중요한 것은, 동물을 맡기기에 앞서 더 안전한 위탁 서비스를 선별하는 일이다.

커뮤니티 ‘강아지를 사랑하는 모임’의 한 네티즌은 “강아지를 동물병원에 5시간 정도 맡겼는데 홍역이 전염되어 끝내 죽고 말았다. 공기로 전염되는 병이라 병원을 탓할 수만은 없었다. 만약 강아지를 맡길 일이 생긴다면 아픈 동물들이 자주 들락날락하는 동물병원 호텔링서비스보다, 평범한 가정집의 펫시터가 더 나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픽사베이

의심되는 이상행동 No. 4 ‘성격장애’

큰 일이나 사건을 겪은 사람은 그 영향을 받아 성격이 바뀌기도 한다. 흔히들 이런 경우를 ‘트라우마’ 혹은 ‘외상성 신경증’이라고 부른다.

동물들도 이런 트라우마를 겪는다. 위협이나 공포를 느꼈거나, 극심한 불안감 또는 외로움에 시달린 경험은 동물의 기억 속에 잠재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만약 소유주의 부재 기간 동안 동물들이 갑자기 사나워졌다거나 난폭해졌다면 우선 ‘내가 없는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짚어본다.

김모씨의 반려견(푸들) 두 마리는 지난 2011년 6월, 한 동물병원에서 슬개골탈구 수술을 받은 뒤 열흘동안 입원을 했다. 김씨는 “아이들이 바깥에서 길게 갇혀있어 본 적이 없어서 걱정스런 마음에 병원을 찾아갔다. 하지만 병원 측은 입원 중 주인을 보면 개가 흥분할 수 있다며 면회를 거절했다. 이후 아이들은 성격이 난폭하게 변해 산책 중 다른 개들을 만나면 무척 사납게 짖고 공격적 성향을 보인다. 너무나 당황스러워 병원에 연락했더니 훈련사에게 물어보라고 하는데, 초코체인까지 사용해 노력해봤지만 잠시 뿐, 지금도 그런 행동을 보이고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 병원 좁은 철장에 갇혀 길게 보낸 시간이 성격에 악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9년 3월, 동물의 마음을 읽는다는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하이디가 한국을 방문했다. 그녀의 등장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수많은 소유주들에게 감동과 충격을 선사했다.

당시 하이디는 천연기념물 368호 삽살개 ‘하늘이’가 어린 시절 대학 연구실에서 잦은 검사를 받은 기억 때문에 사람에게 공포를 느끼게 됐다는 내용을 전했다. 또 난폭한 고양이 ‘미오’가 소유주가 자신을 싫어한다고 생각해 공격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해석도 한 바 있다.

그녀 말을 전폭적으로 신뢰할 수는 없겠지만, TV에서 동물과 교감하는 모습을 본 사람들은 ‘적어도 살아있는 생명체라면 어떤 이상 행동도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

반려동물 불량 행동, ‘사람 손이 약손’

반려동물의 잘못된 버릇이나 행동을 교정하는 방법은 수없이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동물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사람 손이 약손’이라고 말한다.

반려동물과 11년째 생활하고 있는 박모씨는 ‘훈련사들은 동물들에게 짧은 언어를 사용하라고 하지만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사람들 대할 때처럼 긴 언어로 말한다. 외국을 나가면 전화통화도 한다. 그리고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 우리 아이들의 행동을 보면 그것을 충분히 느낀다고 생각한다“며 ”말을 못하는 동물일수록 사람의 감정 상태에 대한 인지가 더 빠른 것 같다“고 말했다.

김모씨의 경우는 자신의 반려견을 데리고 친정집에 가서 하룻밤을 묵었다가 반려견 때문에 부리나케 집으로 돌아온 케이스.

“노인네가 그날 혼자 주무시는 날이라 같이 자려고 애를 데리고 갔는데, 어머니가 개를 좋아하는 분은 아니지만 싫은 기색은 안하셨어요. 물론 한 번도 안아주진 않았죠. 그런데 우리 애는 어머니가 밤에 화장실을 갈 때마다 일어나 짖고, 심지어는 그 집에서 물 한 모금도 안먹고, 똥오줌도 안 싸더라구요. 대개 사람들이 개를 좋아하면 안아주는데, 안 안아주는 것만으로도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낀 것 같아요.”라며 자신의 반려견의 새로운 모습에 무척 당황했다고 털어놓았다.         

반려동물은 불만이 있을 때 말썽을 부리고 사고를 친다. 이럴 때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주는 방법은 대단하거나 거창한 것이 아니다. 애정을 갖고서 동물의 머리나 등에 가만히 손을 얹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쓰다듬어 주고 안아주면서 그동안 해주지 못했던 말들을 풀어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반려견이라면 가까운 곳으로 산책에 나서는 것도 좋고, 반려묘라면 떨어져 있었던 시간만큼 곁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이런 작은 배려들이 동물들의 말썽을 하루아침에 멈추게 만들지도 모른다.

데일리펫 전설 기자 dailypet0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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