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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역 동물 진료비 최대 5배 차이나
4대 도시 동물병원을 대상으로 진료비 백태 조사
입력 2013.01.31  13:09:50 데일리펫 특별 취재팀 | news@dailypet.net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가 발표한 전국의 반려동물 사육실태(2012년 12월 기준)에 따르면 개나 고양이를 기르는 가정은 약 359만 세대로 추산된다고 한다. 이 중  개는 약 440만 마리, 고양이는 약 116만 마리를, 기타 동물까지 합하면 그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더불어 동물병원도 늘어나, 대한수의사회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동물병원 수는 약 3천 2백여 곳이나 된다. 이중  1/3이 수도권에 몰려있고, 2/3 이상의 동물병원이 주로 반려동물을 진료하고 있는 것만 보아도 이제 개와 고양이는 사람과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희로애락’하며 ‘생로병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몸집만 커졌지, 규모에 비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환경은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동물에 대한 복지정책은 여전히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반려동물의 소유주에 대한 배려도 부족하다. 특히, 반려동물 진료비는 병원마다 천차만별에 기준도 모호하여 반려동물 소유주들의 원망이 높아만 간다. 본지가 반려동물 진료비 실태 취재에 나섰다.

동물 진료비, 지방과 서울 격차 심해

본지는 반려동물 소유주라면 ‘누구나 통상 한번쯤 거치는 진료’ 가운데 ▲심장사상충 약 투여비 ▲초음파검사 ▲종합검진에 해당하는 혈액검사(혈청 화학검사, CBC검사 포함한 20여 가지 기능 검사)  ▲중성화 수술(검사 및 후 처치 비용 포함) 등의 비용을 소형견 기준으로 조사해봤다. 
 
따라서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등 4대 광역시 동물병원 가운데 각 지역별로 주요병원 10곳씩 취재한 결과, 진료비의 경우 서울 소재 동물병원간의 격차가 광역시를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서울과 기타 광역시 소재 동물병원간의 진료비 격차는 크게는 5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심장사상충약 최고와 최저가는 20% 차이

심장사상충약의 경우 병원에서 사용하는 먹는 타입 하트XX는 8천원~1만 원 선. 바르는 타입인 레블XX은 1만 3천원~1만 5천원이었다. 적은 액수라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20% 차이가 난다.
매달 투여하는 약인만큼 동물의 수명을 최소 10년으로 잡았을 때, 288만 원이나 되는 큰 금액 차이가 난다.

혈액검사는 2배, 초음파와 중성화 수술비는 최대 5배 차이나

반면 요로결석으로 인한 초음파 촬영비는 서울의 경우 2만 원~10만 원대로 편차가 컸다. 가장 낮은 곳이 동작구의 D병원으로 2만 원대, 가장 비싼 곳은 10만 원대로, 최고급을 지향하며 문을 연 강남의 L병원이었다. 부산은 서울보다 고르게 2만 원~4만 원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역시 최저가에 비해 2배 가까이 차이를 보이고 있다.  광주의 경우 고르게 3만 원을 유지했다.

혈액검사는 수술시 간, 신장 등 서너 종류를 검사하는 혈액검사와 건강검진 차원에서 하는 종합혈액검사가 있다. 종합혈액검사(CBC 검사를 포함한 20여 가지 검사)는 대개 8살 이상의 반려동물에게 일반적으로 권하지만 최근에는 5세 이상의 반려동물들도 정기검진을 받고 있는 추세다.
        
따라서 본지가 확인한 종합혈액검사비는 서울의 경우 가격대는 8만 원~17만 원대.  최저가는 서울 종로 B병원이 6만 원대, 가장 비싼 곳은 역시 강남의 L병원이 17만 원이었다.

부산과 대구의 경우는 10만 원~23만 원대로 불균형이 심했다. 특히 CBC 검사를 포함하지 않은 혈액검사 비용은 5만 원~9만 원대로 혈액검사비만의 비용 편차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성화 수술의 경우 역시 편차가 가장 심하며 서울에서 뚜렷한 격차를 보였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공개된 최저 가격대인 H병원의 경우 수컷은 4만 원, 암컷은 10만 원(7kg이하 소형견 기준)이다. 그러나 실제 본지가 취재한 병원들은 고환만 적출해내는 남아 수술비는 13만 원에서 35만 원 선으로 조사되었다.

반면 개복수술을 해야 하는 여아의 경우 종로구 F병원과 마포구 G병원은 30만 원, 서초구의 I병원은 45만 원, 동작구의 J병원은 40만 원, 강남구의 L병원은 80만 원대였다. L병원은 다른 구의 병원과는 2배 차이지만, 최저가인 H병원과는 무려 8배나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이에 대해 L병원 관계자는 "우리 병원을 찾는 고객은 질 높은 서비스와 수술 과정을 요하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중성화 수술비용 안에는 기본적으로 모든 병원들이 시행하는 혈액검사 외에 각 동물의 체질 검사 그리고 무엇보다 수술시 마취 스탭, 보조 스탭, 의사, 모니터링 스탭이 다 함께 수술에 참여한다”고 답변했다.

위궤양에 걸려 말티즈의 내시경 검진 차 L병원에 왔다는 김모씨는 “ 다른 병원보다 비싼 것은 안다. 그러나 오진이나 후유증에 대한 부담을 안고 싶지 않고 쾌적한 시설 등이 좋아서 이곳을 다닌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부산은 해운대구 F병원, 금정구 G병원, 수영구 H병원이 30만 원대, 진구의 I병원은 25만 원, 서면의 J병원은 40만 원이었다. 광주는 북구 F병원과 동구 G병원은 30만 원대, 서구 H병원과 광산구 I병원은 40만 원 대, 남구의 J병원은 25만 원으로 조사되어, 지방은 가장 낮은 곳과 높은 비용의 차이가 2배에 이르렀다.

성남에서 푸들 세 마리를 키우고 있는 김모씨는,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가격이 싼 곳을 기웃거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의사들은’남아 수술은 간단하지만 여아는 잘못 수술하면 후유증이 있어서 수술 잘하는 곳을 택해야 한다’고 말하고, 인터넷을 보면 중성화 수술을 하다 요관을 묶어 신장을 적출한 사례, 마취가 안 깨어나 사망한 사례 등이 나와있어서 판단이 안 서게 되다보니 ‘평생 한 번 하는데, 비싼 게 좋겠거니’하는 생각이 앞선다”며 어쩔 수 없는 선택에 대해 피력했다.   

이러한 가격 편차에 대해 수의사 김모씨는 “병원비는 임대료가 비싼 지역, 새 장비 구입, 24시간병원 등은 경영상 일반 병원보다 10% 정도 더 비싼 것이 일반적이다”라고 덧붙였다.

들쭉날쭉 동물 진료비, 이유 있었다

동물병원의 진료비는 지난 1999년 동물의료수가제가 폐지된 이후 진료비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사라지면서 자연히 부르는 게 값이 됐다.

대한수의사회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동물병원들은 특정지역에 병원을 개설하면 그곳 수의사회를 통해 그 지역의 병원비를 확인 한 뒤 비슷한 금액으로 책정한다. 너무 낮게 책정 하게 되면 주변 병원에서 항의가 들어오게 되기 때문에 형평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진료비는 병원 자율에 맡기고 있는 현실”이라며 일부 병원의 높은 진료비가 마치 전체를 호도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사안이 이럼에도 불구하고 진료비 기준에 대해 정부는 부처 별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가 대한수의사회와 협조해 진료비 수가제의 부활을 준비하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진료비의 담합 우려가 있다며 제동을 걸고 나선 것. 농림수산식품부는 동물 진료비 문제에 대해 대한수의사회와 표준 기준 마련을 검토한 바 있지만, 공정위가 담합을 우려해 반대하고 있어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대한수의사회 측도 진료비 기준이 없어 수의사들이 ‘잠재적인 범법자’내지는‘합법적인 강도’로 오인 받고 있는 현실에서 진료비 기준은 오히려 수의사들도 원하는 상황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공정위 측은 “양질의 동물 진료 서비스를 서로 경쟁시키자는 의도에서 동물 의료수가제를 폐지했고 진료비 기준이 고가로 정해지면 오히려 소비자의 비용부담이 늘 수 있다”며 진료비 가이드라인에 대한 반대 의사를 명백히 하고 있다.

반려동물 급증 속도에 비해 제도는 미흡

일산에서 푸들 두 마리를 키우고 있는 노모씨는 5살 된 푸들의 슬개골 탈구 수술이 잘못되어 두 번이나 한 케이스. “중성화 수술비는 그래도 괜찮다. 슬개골 탈구 수술은 40만 원에서 170만 원까지 한다. 내 경우는 70만 원대 병원에서 수술했다가 잘못되어 170만 원대 병원에서 재수술을 했다. 백내장 수술은 300만 원대이다. 피부병 한 번 걸리면 많게는 100만 원이 깨지는데, 학생이나 노인들이 이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다. 그러니 유기동물이 더 많아진다. 누가 자기가 기르던 동물을 버리고 싶겠는가? 동물을 유기하는 것을 법으로 강제로 막고 버리지 말라고 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반면 미국의 동물 진료비는 ‘소비자 중심주의’를 보여주는 본보기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 역시 지역별로 진료비의 편차는 있다. 하지만 동물병원의 진료비를 지역별로 소개한 책자를 펴내 불투명한 진료비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 주고 있으며, 진료비를 낮추는 제도도 잘 정비되어 있다. 반려동물 보험이 정착되어 있어서 진료비에 대한 부담을 경감시켜주고 있으며, 프랜차이즈 병원이 발달되어 있어 의료비용이나 서비스의 질이 비슷하다.

또한 병원에 일정 회비를 내면 진료비를 할인해주는 방식의 회원제를 운영하는 등 의료비를 낮춰주는 다양한 시스템도 갖춰져 있다.

동물법도 주마다 잘 정비되어 있으며, 동물에게 물린 경우만 변호하는 변호사까지 있다.     

국내 펫 산업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반려동물의 산업이 커지는 속도에 비해, 관련 제도는 그에 못 미치고 있다. 지금 한국은 인구나 정서적 성숙도 대비 동물 기르는 일이 경제력이 없는 학생이나 젊은 층을 주축으로 무슨 유행처럼 단기간에 급증하고 있다. 따라서 진료비 등과 같은 기본적인 제도만이라도 마련되지 않으면 다양한 문제에서 파장이 생길 수 있다” 고 경고 했다.

동물들이 생활 깊숙이 들어오면서 집안에서 생활하는 반려견의 수명도 10년 정도에 불과하던 것이 이제 국내는 20년, 외국 사례까지 합하면 25년 가까이 사는 동물이 늘어나는 시대가 되었다. 의학의 발달은 물론이고 소유주들이 그만큼 예방에 신경을 쓰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령화 되는 반려동물이 늘어나수록 소유주도 점점 경제력이 떨어지는 나이가 되는만큼, 진료비 부담은 그 만큼 가중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진료비 문제가 낳을 부작용이 사회 문제로 번지지 않으려면 소유주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가 책임질 수 있도록 제도적 방안이 필요할 것이다. 

데일리펫 특별 취재팀 news@dailyp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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