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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 반려동물의 마음을 달래주는 남자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박민철을 만나다
입력 2013.01.02  14:52:52 김은희 기자 | dailypet02@gmail.com  

‘브라우니, 물어!’
사람이 동물에게 지시하고 동물은 그 말에 따른다. 사람이 반려동물에게 전하는 말이 있듯이, 반려동물 또한 사람에게 할 말은 많을 것이다. 말도 통하지 않는 동물과의 행동장애로 끙끙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박민철(39세)씨는 말한다. “반려동물이 아프면 의사에게 답을 구하라. 그러나 동물의 다친 마음이 궁금하면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를 찾으라”고. 무한한 호기심과 약간의 의구심을 안고서 그가 있는 ‘토킹애니멀스’의 문을 두드렸다.


- ‘데일리펫’ 취재팀이 도착하기 전에 그는 다른 인터뷰 중이었다. 인터뷰 요청이 요즘 쇄도하는 것 같다. 이렇게 바쁜데, 평소 의뢰 받은 업무는 주로 언제 하나?

확실히 예전과는 다른 것 같다. 언론에서 동물과의 교감에 점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 같다. 고객들은 주로 저녁에 방문하거나 때론 전화 상담을 한다. 따라서 평일 밤 8시부터 시작해 늦을 때는 새벽 1시까지 일하기도 한다.

- 이 일을 시작한 계기를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

어릴 때 사람보다 동물과 보낸 시간들이 많았다. 경주에서 멀리 떨어진 깡촌의 초가집에서 자랐다. 영화 ‘집으로’에서 할머니와 손자가 사는 산골의 집을 상상하면 된다. 아버지는 10남매였는데, 삼촌, 고모 모두 함께 살다 보니 13명의 대가족이 한 지붕 아래 모여 살았다. 또래는 없었고 모두 어른뿐이었다. 낮에 어르신들이 일터에 나가면 항상 혼자 집에 남았고, 어린 나이에 마음을 나눌 만한 존재는 동물뿐이었다.

- 혼자 외톨이처럼 살며 동물과만 마음을 나눴다면 친구도 없었겠다.

그렇다. 초등학생 때도 친구가 많지 않았다. 친구라곤 동물밖에 없던 내가 적응을 잘 못했던 거다. 깡촌에서 살다가 울산 시내의 초등학교를 입학하니 아이들이 사용하는 용어가 다르더라. 나는 볼 일을 보는 곳은 ‘변소’라는 말만 알고 있었는데, 친구들이 ‘화장실’이란 말을 쓰더라. 그런 언어적 갭과 함께 애들과 소통해본 적이 없어서 못 어울렸다, 그런데 생물시간에 뱀이며 개구리를 해부하는 실습이 있었는데, 내가 제일 잘 하다 보니 그때만큼은 친구들이 내게 몰렸다. 그런 어린 시절의 환경 탓에 지금도 깊고 좁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편이다.

- 어떤 동물을 키워봤나?

지금까지 키워본 동물은 150여 종이 넘는다. 악어, 말과 같은 야생동물부터 시작해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까지 웬만한 동물들은 모두 키우고 다뤄봤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동물이 나와 다른 생명체가 아닌 친구 혹은 가족이상의 교감을 나눌 수 있게 된 것 같다.

10여 년 전에는 울산에서 애완동물 숍도 운영했다. 동시에 동물 상담을 무료로 해주기도 했었다. 수천 건에 달한다. 당시엔 그런 것을 상담할 데가 없다 보니 반려동물부터 심지어는 가축에 대한 상담까지, 답답한 마음에 소문을 듣고 오신 분들도 많았다. 당시만 해도 가축은 집안의 살림 밑천이었지 않나? 이런 상담을 하면서 나 자신을 어떻게 소개하는 것이 맞을까 하는 생각에 ‘동물상담가’, ‘동물심리상담가’, ‘애니멀상담가’란 다양한 용어를 써보다가 4년 전부터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라고 쓰기 시작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나처럼 일하는 사람을 외국에서는 이미 그렇게 쓰고 있더라(웃음).

- 수천 건의 상담을 했다면 돈도 많이 벌었겠다.

그렇지 않다. 처음에는 그냥 무료로 해줬는데 건수가 늘어나고 아예 상담가란 간판을 걸었는데도 사람들의 인식이 동물상담을 하고 돈을 주는 것은 생각도 않더라. 돈이 없어서 단무지 반찬 하나만 먹거나 컨테이너에 살기도 했다. 불과 3-4년 전의 일이다. 강의실 때문에 이 사무실을 얻은 것도 불과 1년 밖에 안됐다.
   
애니멀 커뮤니케이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박민철씨

-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란 무엇을 뜻하는가?

동물의 전반적인 행동과 심리를 분석하여 보호자에게 전달하는 전문 상담가를 뜻한다. 알다시피 외국에서는 애니멀 커뮤니케이터의 활동이 1970년부터 시작됐다. 현재 전세계에서 수많은 애니멀 커뮤니케이터가 있지만 그 중에서 인정받는 커뮤니케이터는 10 명 안팎이다. 주로 텔레파시를 기반으로 동물과 교감을 하고 있다. 우리가 잘 아는 하이디 같은 사람도 주로 텔레파시를 활용한다.

- 박민철 과 다른 커뮤니케이터의 차별화된 점은 무엇인가?

앞서 언급한대로 대부분 텔레파시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전문가가 많다. 그러다보니 자격이나 커뮤니케이션의 여부에 대한 논란이 많다. 일반인들이 반신반의하는 이유는 밑도 끝도 없는 텔레파시만을 고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경우도 ‘동물 훈련가’도 아닌 ‘무당’이냐는 말도 들었다.

그러나 텔레파시만으로는 절대 동물의 행동을 교정할 수 없다. 나는 90%의 학문적 이론을 바탕으로 동물의 행동심리를 분석하고 10%의 텔레파시로 그들과 교감한다. 텔레파시를 제대로 하려면 10년 이상의 연륜을 필요로 한다.

- 애니멀 커뮤니케이터에서 스스로를 애니멀 뷰어로 갑자기 바꾼 이유는?

한국에도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들이 등장하면서 수준 미달의 일부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들로 인해 제대로 된 사람들이 불이익을 당하거나 통째 매도를 당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진정한 애니멀 커뮤니케이터와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구별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나 스스로 그렇게 구별짓고 싶었다. 또한 제대로 인정 받는다는 것은 블로그 등을 통해 개인적인 영업행위를 하지 않고 합법적으로 영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여곡절 끝에 이곳은 지난 2009년 공식적으로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로 정식 사업 허가를 받았다. 지난 2012년 초부터는 정식으로 애니멀 뷰어 민간자격관리기관으로서 차기 애니멀 뷰어들을 양성하고 있다.

- 그럼 동물과 관련한 학문을 전공한 것인가?

동물학을 전공했다. 가끔 여러 대학으로 강연을 나가기도 하고 애니멀 커뮤니케이터가 동물과 교감하는 내용을 담은 ‘너의 마음이 궁금해’라는 책도 작년 여름 출간 했다.

   
상담소에 있던 강아지 '스피츠'견을 직접 핸들링하고 있다

- 훈련사와 애니멀 커뮤니케이터와의 차이는 뭔가?

출발점이 다르다. 훈련사는 ‘복종’을 목적으로 초코체인 등의 도구로 반려견의 행동을 제지하여 교정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는 원인부터 찾는다.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를 찾는 사람들은 대개 문의 하는 방법이 ‘대체 내 반려동물이 왜 이럴까요’에서 시작한다. 바로 원인을 찾으러 오는 것이다. 우리는 어떠한 행동을 지시하기 전에 ‘왜 이 동물이 지시에 따르지 않을까’를 생각한다. 이를테면 반려견에게 ‘앉아!’를 시켰을 때 따르지 않는다면 무조건 앉히기 이전에, ‘왜 이 개가 앉지 않는지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역으로 파헤친다. 그 원인에는 과거사가 문제일 수 있다.

- 그렇다면, 본인도 동물의 과거사를 읽을 수 있나?

완벽하게 그 동물의 생각이나 과거를 100% 직관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는 가능하다. 과거를 알아 내는 데에는 텔레파시를 동원한다. 그리고 텔레파시로 알아낸 결과를 입증할 만한 과학적인 바탕과 이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를테면, 텔레파시 이외에도 동물의 음정, 각도, 눈빛 등을 세세하게 관찰해내는 능력이 중요하다. 생명체의 마음을 다루는 데에 텔레파시 하나만으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어떤 결과가 됐든 과학적인 근거는 꼭 필요하다.

- 훈련사와 애니멀 커뮤니케이터와의 경계가 무너질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텔레파시라는 교감법이 훈련사와 차별화를 이루는 핵심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진정한 애니멀 커뮤니케이션에서 교감법이란 90%의 학문적인 이론에 10%의 텔레파시로 이뤄진다. 텔레파시는 10%의 비중이지만 때로는 90%의 이론을 뛰어넘는 효과를 발휘한다.

그는 그 동안 수많은 교감관련 사례 중 하나를 꼽아 동물과 사람이 상호 교감하는 특별한 사연도 말해주었다. “반려 강아지가 주인인 할아버지의 몸에서 특이한 냄새가 난다고 전달하는 메시지를 들었다. 즉시 할아버지는 2차에 걸친 건강검진을 받았고, 실제 신장에 큰 문제가 있음을 발견했다. 다행히 수술이 가능한 케이스였다. 이처럼, 반려동물이 주인에게 역으로 메시지를 전달해 사람에게 이익을 주는 경우도 많았다. 우리는 이것을 두고 ‘생리학적 교류 및 소통’이라 이른다”고 그는 설명했다.

- 외국의 경우는 동물의 과거를 알아내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경우는 텔레파시가 적용되는 부분이 많은 건가?

그렇다.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을 때는 텔레파시를 이용한다.

- 앞으로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는 늘어나겠지만 어느 전문가의 해석이 옳은 지 증명하는 기준이나 방법은 없지 않은가?

일반인들은 구분이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들은 구분이 가능하다. 항상 과학적인 근거에 입각하여 모든 해결책과 가능성을 도출해내기 때문이다.

그는 그간의 경험과 해박한 동물 관련 지식을 바탕으로 '토킹애니멀스'를 운영하며, 후배를 양성하고 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중간중간 그는 1년 동안의 커리큘럼이 정리된 강의 계획서를 태블릿 PC로 보여주었다. 작년부터 국내 최초로 정부로부터 ‘동물 교감사 민간 자격증 수여기관’ 허가를 받은 그의 강의실에는 박씨의 대학 직속 후배들도 강의를 듣고 있었다. 이쯤 되니, 그가 이끄는 수업의 커리큘럼이 궁금해질 만도 하다.

- 수강생들이 1년간 배우는 커리큘럼이 다양하다. 그 과정을 배우면 누구나 다 애니멀 커뮤니케이터가 될 수 있는 건가?

혈액검사를 기본으로 동물의 기본적인 생체학부터 훈련, 출산, 복지학에 이르기까지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커리큘럼이 짜여져 있다. 그리고 10%의 텔레파시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10년 이상의 훈련이 필요하다. 공식 커리큘럼 과정은 1년간이지만 실습 등을 다 마치려면 2년 정도가 걸린다.

이 과정을 배우러 오는 학생은 많다. 하지만 끝까지 이수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매번 시험기간이 되면 내가 문제를 내고도 스스로 풀기 어려운 수준이다. 생명을 다루는 사람은 누구나 최상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박씨의 강의에 경청하는 수강생들

- 긴 인터뷰에 응해주어 감사하다.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전하고픈 말은?

애니멀 커뮤니케이션은 이제 시작단계이고 하나의 대체 학문이 됐다. 떳떳하게 교육하고 국가에 인증을 받은 하나의 동물사업이다.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를 꿈꾸는 모든 사람들이 당당하게 일할 수 있길 바란다.

박씨는 “아직은 내가 얼굴을 어딘가에 내세울 만한 명사나 능력자는 아니다. 하지만 얼굴이 곧 내 명함.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라면 얼마든지 더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동물에 관한 한 더 많은 것을 공유하고 또 설명하고 싶은 사람이었다. 점점 성장하고 있는 애니멀 커뮤니케이션 산업에 무조건적인 객관성을 바라는 것도 좋지만 동물의 마음을 힐링해 주는 떳떳한 동물 마음 테라피스트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김은희 기자 dailypet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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